이야기는 결국 그 이야기에 꽂힌 창작자들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제작사, PD, 감독, 작가 등이 IP와 서로 딱 맞아야 하니, 결국 많이 만나서 알아보는게 좋죠.  

뭐 책이 몇십만 권 팔렸고, 영상화 적합도가 백 점 만점에 몇 점이라고 생각하니 줄 서서 기다리세요. 이런 건 없으니까요. 결국 이 이야기가 진짜로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는 실제로 타진해 보지 않고서는 모르는 일이잖아요. 안전가옥이 프로덕션으로서 해야 되는 일은 만들고 기다리는 게 아니라, 최대한 빨리 많은 창작자와의 접점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예를 들면 외부 파트너들을 많이 만나고 파트너들이 모이는 곳, 부산국제영화제나 부천국제영화제를 가서 파트너들을 만나 프로젝트 논의를 하는 것들이 있죠. 저희는 판권 거래만 하지는 않거든요. 아까 말씀드린 <옐로우 레이디>처럼 저희가 드라마나 영화 제작에 직접 참여하기도 해요.  

저희가 내부 담당자들을 편집자가 아니라 pd라고 부르는 이유도 드라마 각색 과정을 저희 pd들이 같이 따라가기 때문이에요. 이러한 과정에서 만들어진 네트워크와, 작업하면서 영상화에 대한 담당자들의 감이 저희 내부에 조직적으로 쌓이는 거죠.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가님들에게 책이 출간하기 전에, 영상화 세일즈를 타진해 볼 만하다라고 많이 말씀을 드리고 있습니다. 

Q3-1

그럼 전에 ‘작가님 프로젝트’라고 말씀하신 그 안에, 수많은 2차 창작 제작사들을 만나고, 작가님 작품을 가장 잘 이해해 주는 제작사를 찾는 것까지 모두 들어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 안전가옥 김홍익(Rick): 

그렇게 되지 않고서는 비즈니스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비유를 하자면 내가 옷을 팔고 싶으면 내가 동대문에 가서 팔아야지, 내가 어디 막 시골 산골에 좌판을 깔아놓고 기다리고 있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어떤 것이든 창작물과 소비자가 만나는 건 확률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러면 그 확률을 많이 높여놔야 여기저기서 많이 만날 수 있는 것이죠. 

  먼저 안전가옥은 대부분 전자책을 동시 출간하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저희의 학습으로는 두 시장 사이에의 어떤 잠식이 없는 것 같다고 보였어요. 그리고 종이책과 전자책의 가격 차이가 있잖아요, 이 가격의 차이도 잠식의 정도에도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여러 시장을 뚫으면 뚫을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잠식이 성립하려면 종이책 소비자와 전자책 소비자가 같다는 가정이 있어야 하는데, 저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봐요. 그리고 이야기를 보고 싶어 하는 건 보편타당한 니즈냐고 물었을 때 예스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보고 싶어 한다고 봅니다. 근데 그 사람들이 서로 각기 다른 형태로 이야기를 보고 싶어 하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 원형의 이야기를 여러 매체로 대응해, 소비자와 이 이야기가 딱 만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저는 오히려 잠식보다 시너지가 훨씬 크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82년생 김지영>도 영화가 흥행을 하고 나서 책이 더 많이 팔렸었고, 웹툰도 말할 것도 없죠. <이태원 클라스>, <경이로운 소문> 드라마 나오고 웹툰이 역주행하잖아요. 저는 그래서 오히려 일찍 작업을 해놔야 역주행이 더 빨리 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